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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이 되지 않기 위해 / 이희중
    Song with a cup of tea 2017. 4. 28. 21:30

     

     

     

     

    사막이 되지 않기 위해 / 이희중

                                     - 故김광석에게

     

     

     

    우리는 더러 사막과 마주친다 

    그때 한 걸음을 내디디면 스스로 사막이 될 수 있다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혼자 밤길을 걸을 때 결국 노변에

    주저 않아 꺽꺽거릴 때 자동차가 새보다 빨리 곁을 지나갈 때

    믿었던 사람이 등을 보일 때 우산 없이 비를 맞을 때 느닷없

    욕설을 들을 때 아무도 나를 보고 웃지 않고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을 때 내가 살아서 세상이 더 더러워졌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럴 때 화를 내는 불길 너머로 흐르는 눈물 너머로 우리는

    사막을 본다 내디디면 누구나 곧 한 필지의 사막이 된다

     

     

    누군가 그를 불러 웃어준다면 그의 이름을 기억해준다면

    떠난 이 그에게 돌아온다면 그의 손을 잡고 가슴을 보여준다면

    그를 다시 길가 술집으로 데려가 함께 앉는다면 차를 세

    태운다면 우산 속으로 젖은 그를 들인다면 그가 있어 세상이

    더 아름다움을 알려준다면 그 눈의 불길과 눈물을 거두어준다면

    그는 사막으로 떠나지 않고 사막이 되지 않을 것이

    더 늦게 전에 당장 오늘 누구를 위로해주지 않으면 그는

    내일 사막이 될지 모른다

     

     

    그가 사막이 되기 전에

    내가 사막이 되지 않고 견디는 데에

    그의 노래가 힘이 되었음을 전할 수 있었다면

    그는 아직도 노래할까

    그를 본적도 없는 나는 오늘도

    그가 남긴 푸른 노래를 들으며

    사막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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