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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광수 교수를 애도하며
    Song with a cup of tea 2017. 9. 5. 23:43


    자살자를 위하여


    우리는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죽을 권리라도 있어야 한다
    자살하는 이를 비웃지 마라, 그의 좌절을 비웃지 마라
    참아라 참아라 하지 마라
    이 땅에 태어난 행복,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의무를 말하지 마라

    바람이 부는 것은 바람이 불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부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것은 비가 오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오는 것은 아니다
    천둥, 벼락이 치는 것은 치고 싶기 때문
    우리를 괴롭히려고 치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은 헤엄치고 싶기 때문
    우리에게 잡아먹히려고,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헤엄치는 것은 아니다

    자살자를 비웃지 마라, 그의 용기 없음을 비웃지 마라
    그는 가장 용기 있는 자
    그는 가장 자비로운 자
    스스로의 생명을 책임 맡은 자
    가장 비겁하지 않은 자
    가장 양심이 살아 있는자


    마광수 시인
    시집<가자, 장미여관으로>중에서



    그를 보내며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이런 작가 하나 존재하지 않는, 


    안타깝고도 안타깝습니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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